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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에서 날아온 '21억 전기료 폭탄'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353  취재기자 : 정재영, 방송일 : 2019-04-18, 조회 : 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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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21억 원 공기업 한전 버섯 종균 농장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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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꼬박꼬박 내오던 전기요금이
그동안 잘못 부과됐다며 무려 21억 원을
더 내라면 어떠시겠습니까? 기업체도 아닌
농민에게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요구한 건 지난해 2천억 대의 적자를 기록한
공기업 한전입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8년째 버섯 종균 농장을 운영하는
장순호씨에게 지나간 전기 요금을 더 내라는
한전의 연락이 온 건 지난해 가을입니다.

바뀐 약관에 따라 산업용 요금을 부과했어야 하는데 그동안 절반 수준인 농업용 요금을
받았다며 차액 21억 6천만 원을 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약관은 2012년 12월에 바꼈는데 그동안
변경 사실조차 알려주지 않다가, 본사 감사에 적발되자 부랴부랴 한꺼번에 청구한 겁니다.

심지어 납부기한은 불과 20일이었습니다.

[ 장순호/농장 대표 ]
"황당할 뿐이죠. 저희 입장에서는. 규정이
바뀌었는지 안 바뀌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농사만 지어웠던 건데 6년이 지나고 규정이
바뀌었으니까 내라. 일방적인 거죠."

한전은 격년제 감사를 하고도 지난해가 돼서야
요금 조정 대상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6년 가까이 손을 놓다보니 요금 수십억 원이
밀렸고, 2년 8개월치는 시효가 지나 부과조차 못했는데도 담당 직원 2명은 징계 없이
'주의'를 주는 선에서 끝냈습니다.

대신 사용자가 변경된 약관 적용을 의도적으로
피했다며, 고지도 하지 않은 장순호 씨에게
책임을 돌렸습니다.

산업용 요금 기준치인 1,000KW를 넘지 않기
위해 농장동 두 곳을 각각 950KW로 계약하고
1곳은 빌려준 것처럼 꾸몄다는 겁니다.

하지만 장 씨가 전력공급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건 모두 약관이 바뀌기 반 년 전입니다.

[ 송원근/농장동 임차인 ]
"멀쩡한 직장 다니다가 불필요하게 한전이
생각하는 그런 일을 할 것 같으면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이유도 없고 지금도 계속 일을
하고 있다는 건 이 자체가 입증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않나."


한전은 임대차 계약 이후 두 농장동의
지번을 하나로 합쳤고, 전기요금도
장 씨가 모두 냈다며 계약 의도와 상관없이
편법으로 농업용 전기를 썼다는 입장입니다.

[ 한전 담당자 ]
"전기 사용 장소를 합병을 하고 그 합병된
내용도 고지를 안 했고, 전기 요금도 다
소유주 이름으로 다 바꿔서 관리를 하셨고
요금도 냈고. 해명을 하셔야 되는데 입증할
서류나 기타 증명된 자료를 가지고 얘기를
못하셨어요."


장 씨가 관리상 편의를 위해 그랬을 뿐
950KW만 썼다며 맞서자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습니다.

[ 장순호/농장 대표 ]
"제가 왜 이걸 해야 하느냐 이거죠. 잘못한 게
뭐가 있다고. 한전이 잘못해놓고 모든 책임을
저한테 묻는 꼴인데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네요."

판단은 법원 몫으로 넘겨졌지만
한전의 부실, 늑장 대응 때문에 막대한
전기료와 소송 부담까지 떠안게 된 농민은
생업 포기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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