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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잇다 작가들이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법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44  취재기자 : 이채연, 방송일 : 2023-03-03, 조회 :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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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잇다 미디어아트 디지털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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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브라운관 TV를 캔버스로 대체한 미디어아트의 개척자 백남준을 아시나요?

 미술은 회화나 조각이라는 고정관념을 부순 건데요.

 그 뒤로도 동시대 작가들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새로운 예술을 실험하며 표현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데요.
 
그런 작품들을 만나보시죠. 이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불구불 휘어진 날카로운 붉은 협곡 단면이 시선을 사로잡는 대형 풍경 세 점.

 실제 존재하는 곳일까?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

 인왕산을 모티브로 탄생했습니다. 

 등고선을 따라 오려낸 종이를 겹겹이 쌓아 산 덩어리를 만들고,

 조명으로 명암을 극대화한 뒤 카메라로 찍은 디지털 프린트 작업입니다. 

 겉은 매끄러운 이미지지만, 조각가로서 물성을 대하는 긴 수공 작업이 녹아 있는 겁니다.  
 
◀INT▶임선이/작가
"인왕산은 한 곳에 존재하고 있으나, 시대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의) 인식이나 지각이 달라지잖아요. 붉은색이 자연을 바라볼 때도 불안하고 신경증적인 어떤 도시인의 시선을 의미해요."

 마치 식물의 넝쿨을 연상시키는 작품도, 가까이 보면 서울과 평양을 잇는 고속도로 이미지들로 만들었습니다.
 
 뉴욕, 강남 등 세계 도시 풍경을 퍼즐처럼 한데 모은 디지털 프린트 작업엔, 

 변화무쌍하지만 개성을 잃은 현대 도시 문명을 비판하는 메시지도 숨어 있습니다. 

 디지털 작업을 거친 일종의 눈속임으로, '본다'는 행위에 새로움을 주는 겁니다.

 현실 세계에서 나아가 아예 허구의 풍경을 만들어낸 작품,

 종이 나무에서 바람에 몸을 싣고 흩날리는 나뭇잎들은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고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INT▶주효덕/청주시 영운동
"집에 나무가 많았어요. 그런데 저 나무를 보니까 고향에 갔던 느낌이라든지 향수에 대한 느낌이..."

 분단 역사를 품은 '비무장지대 DMZ'를 무대로 실제 배우를 섭외해 상상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정연두, 

 대리석 같은 무거운 전통 조각 대신 2차원 평면 디지털 사진으로 조각상을 만든 권오상의 작품에선,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동시대 작가들의 고민과 사유가 투영돼 있습니다. 

◀INT▶ 김종흠/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예전엔 설치나 미디어, 사진, 이런 식으로 구분을 나눴거든요. 그런 부분이 다 해체되는 상황이에요 요즘은. 장르가 파괴되는 거죠."

한편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예술가들의 창작과정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동, 비판, 상상들을 일상을 깊숙이 파고드는 디지털 기술이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요? 

 MBC NEWS 이채연입니다. 

영상: 이병학
CG: 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