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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취재]무늬만 못난이 김치?..원산지도 해남산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8  취재기자 : 김대웅, 방송일 : 2024-05-06, 조회 :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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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충북지사는 1년 반 전에 수확을 포기한 배추를 활용한 이른바 '못난이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지역 농가를 도우면서 싼값에 국산 김치를 공급한다는 취지였는데, 본래 취지가 지켜지고 있을까요?

김대웅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2년 12월, 충청북도가 처음 출시한 못난이 김치입니다.

 

수확을 마치고 밭에 남겨진 배추를 싼값에 사들여 못난이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써서 값은 싸고 질이 좋은 김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낸 김영환 지사는 중국산 김치를 대체할 것이라면서, 의병 운동이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SYN▶ 김영환/충북지사(2022년 11월 30일)

"우리가 중국 김치를 몰아내고 우리 김치를 가지고 중국 김치를 대체하자는 김장 의병 운동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못난이 김치가 첫 출시된 이후 17개월간 판매량은 383톤.

 

충북 지역 5개 김치 업체가 생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느 지역 배추를 사용해 김치를 만들고 있는지 업체에 물었습니다.

 

◀ SYNC ▶ △△ 김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배추가 저기 해남처럼 막 이렇게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그거는 감안을 좀 하셔야지. 지금은 해남 배추를 쓰죠. 쓸 수밖에 없죠 "

 

보통 충북에서 배추가 나오는 건 겨울철엔 11월에서 2월까지, 여름철엔 6월에서 8월까지입니다.

 

이 때문에 김치 업계에서는 3월에서 5월까지는 전남 해남 지역 배추를 쓰고,

 

9월과 10월에는 강원 고랭지 배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추와 마늘 같은 양념류도 마찬가지로, 가급적 지역 농산물을 권장하지만, 꼭 충북 농산물로 만드는 건 아닙니다.

 

못난이김치를 1년 내내 만드려다 보니 다른 지역 농산물을 가져다 쓸 수밖에 없습니다.

 

◀ INT ▶ 용미숙/충청북도 농식품유통과장

"어쩔 수 없이 도에서 생산이 안 될 때는 타지 배추를 사용해서라도 김치에 관련한 부분은 계속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심지어 당초 취지처럼 팔리지 않은 일명 못난이 배추가 아니라, 그냥 일반 배추를 쓰고 있습니다.

 

◀ SYNC ▶ □□ 김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일반 배추를 사용하고 사실 저희는 못난이 배추라고 해도 사실 원료는 저희가 사용하는 동일한 품질로 해서 사용을 다 했던 부분이고요."

 

일반 배추를 사용해 똑같이 만들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 인터넷 판매가를 제가 검색해 보겠습니다.

 

현재 못난이 김치 판매가는 10kg에 40,900원입니다.

 

100%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했다는 다른 김치는 33,990원,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100% 국내산 김치도 3만 6천 원대입니다.

 

유명한 대기업 국내산 김치들과 비교해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습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못난이 김치는 국내산 김치 가운데 값이 싼 게 아니라 유통 업체가 프로모션을 잡아주지도 않는다"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충청북도는 못난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으니 일단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 SYNC ▶ 용미숙/충청북도 농식품유통과장

"어쩌다 못난이 김치라는 우리가 상표 등록도 했거든요. 그 브랜드 이름으로써 못난이 김치 사업을 하고 있는 거고요. 여기에서 좀 더 의미를 부여하면 유통 비용을 우리 도가 직접 마케팅해 주고"

 

유통업계에서는 '어쩌다 못난이' 브랜드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한 김치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배추를 쓰는 데 질이 떨어진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적절치 않은 네이밍"이라고 말했고,

 

수출 업계 관계자는 "영어로 하면 어글리(ugly) 김치인데 어감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지사는 지난달 도의회에서, "못난이 김치는 충북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면서, "만약 기업들이 마케팅을 했더라면 아마 상장한다고 하지 않을까, 그만큼 경쟁력과 인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MBC 뉴스 김대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