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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때문에 망친 농사..30배 손해배상
친환경 농사 산업 폐기물 공사대금 소송 영농손실금 시멘트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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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사를 지으려고 흙을 샀는데 플라스틱, 생활쓰레기, 시멘트 같은 산업 폐기물이 섞여 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농민에게 엉터리 흙을 팔아다가 되레 30배를 물어주게 됐습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50대 부부는 6년 전, 친환경 방울토마토 시설하우스를 지으려고 논을 성토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흙을 공급하는 업체에 천만 원을 주기로 하고 3천여 제곱미터의 면적의 논에 6천여 톤의 새흙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친환경은커녕 작물을 심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견본으로 보여줬던 흙이 아니라, 플라스틱 호스, 건축 자재물, 폐콘크리트 같은 산업폐기물이 잔뜩 섞여 있었습니다.
◀INT▶김영인/피해 농민
"펌프가 튀어나와 있고 전선이 막 나와 있고, 바닥에 시멘트 덩어리들 해서 화강암 잡석 같은 거 바닥에 쫙 깔려 있더라고.."
그때부터 지루한 법정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업체가 공사대금 소송을 제기해 흙값 천 만원을 받아갔지만 이번에는 흙값의 30배를 농민들에게 물어줄 처지가 됐습니다.
형사 재판부가 진행한 현장 조사에서 자갈 3천톤과 시멘트 39톤, 폐기물 7톤이 나온 것을 근거로 2심 민사 재판부는 농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폐기물 더미 농지를 원상복구하는데 드는 억대 비용에 그동안 농사를 짓지 못한 영농손실금 비용까지 총 3억 3천여 만원을 손해 배상하라는 이 판결을 대법원이 확정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다 끝난 게 아닙니다.
앞서 형사사건 1심 재판부는 흙은 문제가 있지만, 공급업체가 문제의 흙을 어디서 언제 반입했는지, 실제 불법 매립이 맞는지 입증되지 않는다며 업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INT▶김영인/피해 농민
"(비닐하우스) 파이프까지 다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이렇게 되는 바람에 무척 힘들고, 돈이 어느 정도 나와야지 이걸 흙을 파서 다시 새 흙을 받아서 친환경 농사를 지을 건데 아직 가타부타 말도 없고"
흙 천만원어치 팔았다 되레 30배를 물어주게 된 업체측은 "원청과 하청업체로부터 흙을 받아왔을 뿐, 이런 흙인지는 본인도 몰랐다, 억울하다"는 입장으로 법정다툼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
(영상취재:신석호, 김경호, CG: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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