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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법률
친구와 함께 즉석복권을 구매해서 당첨되었다면 나누어야 하는 걸까?
사실관계)
피고인은 윤◇선이 운영하는 다방에 자주 출입하는 단골손님으로서 평소 윤◇선과 다방종업원인 피해자 및 안×숙과도 친숙하게 지내는 사이였는데, 1999.2.20.토요일 15:00경 다방에서 윤◇선과 함께 한 장에 500원으로 즉석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복권 2장을 긁어 확인한 결과 모두 당첨되지 아니하자, 1,000원을 피해자에게 주면서 복권 2장을 다시 구입하여 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는데, 피해자는 자신 및 안×숙, 윤◇선 등도 복권을 긁어볼 수 있게 4장을 구입할 수 있도록 1,000원을 더 달라고 하자, 이에 피고인이 동의하여 1,000원을 더 주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2,000원을 받아 첫 번째 복권 4장을 구입하여 왔다.
(나) 그 후 피해자는 구입하여 온 첫 번째 복권 4장 중 2장을 피고인과 윤◇선에게 한 장씩 교부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안×숙의 몫으로 한 장을 남겨두었는데, 때마침 안×숙이 다방에 들어오자 보관하고 있던 복권 한 장을 안×숙에 교부하여 결국은 피고인, 피해자, 윤◇선 및 안×숙 등 4명이 처음 구입한 복권 4장을 한 장씩 나누어서 긁어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피해자 및 안×숙이 긁은 복권이 1,000원에 각 당첨되었다.
(다) 안×숙은 자신이 긁어 확인한 복권과 피해자가 긁어 확인한 복권으로서 1,000원에 당첨된 복권 2장으로 다시 두 번째 복권 4장을 교환하여 와서는 다방 탁자에 피고인, 윤◇선, 피해자와 함께 둘러앉아 '한 장씩 골라잡아 땡'이라고 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한 장씩 골라잡게 하였고, 이에 피고인, 윤◇선, 피해자는 안×숙이 손에 펼쳐든 두 번째 복권 4장 중에서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았다.
(라) 그 후 피고인, 윤◇선, 피해자 및 안×숙은 각자 자기가 골라잡은 복권을 긁어 확인한 결과 피해자와 윤◇선이 긁어 확인한 복권 2장이 2,000만 원에 각 당첨되었다.
(마) 이에 피해자는 기쁜 나머지 당시 다방에 있던 손님들에게 자신이 긁어 당첨된 복권을 보여주면서 자랑을 하기도 하였는데, 때마침 다방손님들이 엽차를 달라고 하는 등 다방업무를 보아야 했던 관계로 당첨된 복권 한 장을 피고인 등이 둘러앉아 있던 탁자 위에 놓아두고 그 자리를 떴다.
(바) 피해자가 다방업무를 보고 있는 사이에 피고인은 윤◇선으로부터 받은 복권과 함께 피해자가 긁어 당첨된 복권을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가지고 나갔고, 잠시 후 윤◇선은 당첨된 복권의 행방을 찾는 피해자에게 피고인과 함께 은행에 가서 당첨된 복권을 돈으로 교환하여 피해자에게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
(사) 그 후 피고인은 월요일인 같은 달 22일 그 다방에 갔던바, 피해자가 당첨금을 달라고 하자, 아직 은행에서 교환하지 않았다며 기다리라고 말하였고, 그 후 당첨된 복권 한 장당 세금을 공제하고 1,560만 원씩 합계 3,120만 원을 교환하여 와서는 피해자와 안×숙에게 100만 원씩을 지급하자, 피해자와 안×숙은 그 돈의 수령을 거부하고 피고인에게 반환하였다.
판결) 만일 각자 나누어 가진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복권 중 어느 누구의 복권이 당첨되더라도 그 자리에서 함께 복권을 나누어 확인한 사람들이 공동으로 당첨의 이익을 누리기로 하는, 즉 당첨금을 공평하게 나누거나, 공동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첫 번째 복권이나 두 번째 복권 모두 당초 그 구입대금을 출연한 피고인의 소유이고, 윤◇선, 피해자 및 안×숙은 단지 피고인을 위하여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하여 주는 의미로 피고인을 대신하여 한 장씩 긁어 본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첫 번째 복권 4장 중 피해자와 안×숙이 긁어 1,000원에 각 당첨된 복권 2장으로 교환하여 온 두 번째 복권 4장을 다시 피고인, 피해자, 윤◇선 및 안×숙이 각자 한 장씩 골라잡아 그 당첨 여부를 확인한 결과 그 중 2장의 복권이 2,000만 원씩에 당첨되었으므로, 그 확인자가 누구인지를 따질 것 없이 당첨금 전액이 피고인, 피해자, 윤◇선 및 안×숙의 공유라고 봄이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