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초등학생은 입학 전에 의무 예방접종을 다 받아야 하는 사실 알고 있으세요? 이제는 워낙 시스템관리가 잘 되어 있어 예전처럼 산모에게 수기 등으로 적어주는 예방접종 수첩이 아니라 전산으로 관리되는 시스템이어서 입학 전에 체크해서 미접종의 경우 모두 접종을 받도록 의무화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국가가 주도하여 접종한 예방접종으로 발병하게 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최근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에서는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고 나서 안면마비 증상이 생긴 80대 남성에게 질병관리본부가 피해 보상을 책임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을 해서 화제인데요. 사건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서울에 사는 A(80)씨는 2013년 9월 3일 오후 4시께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받았는데 그날 저녁부터 열이 나더니 급기야 왼쪽 얼굴에 마비 증상이 나타났고 이에 대하여 A씨는 국가 예방접종 업무를 총괄하는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진료비와 간병비 등의 피해 보상을 청구한 사건인데요. .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접종 피해 보상 전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예방접종과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A씨가 예방접종 전 양쪽 귀 이명 증상과 얼굴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등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전력을 이유로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달랐는데요,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행정1부(신귀섭 청주지법원장)는 2일 A씨가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 피해 보상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이 판결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이유에 있는데요. 재판부는 "현재의 의학 수준이 예방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의 명확한 규명이나 완전한 방지에 이르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예방접종 보상 때 의학적·자연 과학적 인과관계 증명이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면서 "감염병예방법에서 예방접종 관련 보상책임을 규정한 취지에 비춰보면 폐렴구균 예방접종으로 인해 안면마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학적 보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예방접종 뒤 A씨의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전 원인이 될 만한 다른 의심점이 없는 이상 예방접종과 문제의 증상 간 시간적·공간적 밀접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질병관리본부의 피해 보상 거부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의학적인 전문소견이 필요한 이런 의료분쟁의 경우 주장, 증명책임을 지는 원고인 개인이 이에 대한 입증책임을 지는데요. 위 판결은 위와 같은 입증책임을 완화하여 판단한 것이어서 더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