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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및 신청곡

그 곳에선 행복하시죠?

아침N | 2017.11.07 11:58 | 조회 737

안녕하세요

저는 충북 충주에 살고 있는 20대 후반 주부입니다.

제가 사연을 쓰게 된 이유는

얼마전 돌아가신 저희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사연을 쓰게 되었어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8월 저희 아빠는 간경화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지난 5월부터 몸이 좋지 않아 입원과 퇴원을 반복적으로 했던 아빠였지만

그래도 늘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저와 엄마, 동생 오빠들.. 그리고 사위까지 챙겨주었던 아빠였기에

아빠를 잃은 슬픔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얼마전 서랍 정리를 하다가 제 결혼식날 아빠가 제게 써주었던 편지를 읽게되었습니다.

신혼여행 가는길에 차마 편지를 읽지 못할것 같아 신랑이 읽어주던 모습과 겹쳐지더라구요

가는 차안에서 내내 울었는데, 편지를 다시 읽어보니 또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 사연을 빌어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to. 아빠

아빠 나 아빠 딸 예영이야. 요즘 하늘은 무척이나 맑고 좋아

아빠가 걱정했던 벼는 조금 쓰러지긴 했지만 그래도 잘 수확했어

콩이랑 팥은 잘 안됐어, 아빠가 병원가기전까지 농작물 걱정 많이 했는데

아빠 뜻대로 안된 것 같아서 마음이 좀 아프네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날때는 여름이였는데 벌써 서리가 내리고 나랑 이서방은 패딩을 입고다녀

이런거 보면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걸 느껴

요즘 이서방하고 예진이가 출근하고 나면 엄마에게 가

나도 이렇게 힘든데 엄마는 얼마나 더 힘들까? 하는 생각으로

아빠가 나 결혼하기 전에 써줬던 편지 기억나?

저번에 서랍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다시 읽어봤는데

너무 눈물이 나더라고.. 아빠와 내가 처음 만난게 9살때인거 기억나?

그때부터 지금까지 대략 20년을 아빠와 같이 살았는데

앞으로 같이 살지 못하게 되는 세월이 너무 많아 가슴이 먹먹해져와

우리딸들 우리딸을 동네방네 딸자랑하면서 다니느라

아빠 친구들 사이에서 '딸바보'로 통했잖아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추위도 타지 말고 늘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빠

혹 다음생이 있다면 그 땐 아빠 친딸로 태어나서 아빠랑 오래 오래 살아서

좋은거 많이 먹고 좋은곳 구경 많이 다니고 이번생에 하지 못한 효도 더더더더 하면서 살고싶네

다시 만날 그날까지 꼭 건강하고 행복해 아빠 사랑해


신청곡은 오기택-아빠의 청춘입니다


늘 활기찬 방송 주시는 오디 감사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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