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호의 특급작전

  • 진행: 임규호(월~금)
  • 제작: 이영락   |   작가: 유혜미, 나소영   |   취재: 박지은
  • 월~ 금 18:05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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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의 문화다담

2018년 6월 8일에 소개하는 문화 소식 정보입니다.

특급작전 | 2018.06.08 14:16 | 조회 2294

문화다담 0608

 

앵커) 오늘은 어떤 문화 소식을 가지고 왔나요?

 

. 한 분야의 장인이 된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죠. 우리 충북 음성에 전통 방식으로 먹을 만드는 우리나라 유일의 먹장이 있는데요, 바로 한상묵 장인입니다. 오늘은 한상묵 장인과 먹에 관한 전시, 청주국립박물관의 특별전 천년의 먹 향, 단산오옥소개해 드리려고해요.

 

앵커) 요즘 잉크를 많이 쓰고, 먹도 먹물로 많이 쓰다보니까.. 먹을 자주 보기가 힘든데, 사라져가는 것의 명맥을 이어가는 장인을 만나고 오셨군요.

 

. 맞습니다. 먹장을 만나기 위해 음성군 조천리의 공방으로 다녀왔는데요, 정말로 전통방식으로, 기계 없이 일일이 손으로 먹을 만들고 있으시더라고요.. 혹시 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아세요?

 

앵커) ( )

 

제가 먹이 탄생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왔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일단, 가마에 불을 떼시더라고요.. 한상묵 장인을 함께 만나보시죠.

 

(INTERVIEW 1 가마옆)

 

앵커) 소나무 태운 그을음이 먹의 주 재료인거군요.. 열흘 내리 불을 떼는 것도 정말 힘들 것 같은데, 먹 하나 만드는데 소나무가 최소 세, 네그루씩 들어간다니 정말 보통일이 아니네요.

 

. 정말 대단하죠? 17센티미터면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먹 하나 만드는데 소나무가 그렇게나 많이 들어가는데, 소나무는 제설충도 많고 점점 줄어드는 추세여서 소나무가 없다는 것이 먹의 명맥을 이어가는데 큰 걸림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앵커) 그렇겠네요.. 전통 방식으로 무엇을 만드는 장인들은 이렇게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이시던데, 먹 역시 재료 준비부터 만만치 않군요. , 이제 어떤 과정인가요?

 

. 이제는 그을음과 아교를 섞어서 반죽을 할 차례입니다. 저도 직접해보았는데, 만만치 않더라고요.. 함께 들어보시죠.

 

(INTERVIEW 2 반죽)

 

앵커) 이야. 3만 번이나 치대야하는 군요? 그렇게 다 반죽을 하고 나면 엿가락처럼 쭉 늘어나나 봐요?

 

. 퍽퍽한 반죽이 정말로 계~속 치대고 문지르고 하다보니까 쭉 쭉 잘 늘어나더라고요. 이렇게 반죽이 다 되면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네모 길쭉한 모양있죠? 그 모양 나무틀에 이 반죽을 넣고 힘껏 눌러서 모양을 잡습니다.

 

앵커) 드디어 먹이 완성됩니까??

 

아니요.. 정말 끝이 없더라고요. 이렇게 모양을 잡고 틀을 제거하면, 네모 길쭉한~ 양갱이 나와요. 흔들면 탱탱하게 흔들리는 딱 양갱 같은 모양과 질감이 되는데요, 이걸 건조하면 비로소 먹 탄생~입니다.

 

앵커) 정말 과정이 복잡하고, 또 오래 걸리네요. 건조는 얼마나 하면 되나요?

 

얼마나 걸릴까요? 무려, 최소가 1, 보통은 3년에서 5, 길게는 10년 정도 건조를 해야 합니다. 방금 한상묵 장인이 먹 반죽을 많이 치대고 반죽할수록 좋은 먹이 나온다고 했죠? 건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건조할수록 오래가고 좋은 먹이 나온다고 하네요..

 

앵커) 정말 대단하네요. 재료 준비에서부터, 만들고 기다리는 세월의 값까지.. 힘들고 고된 일이네요. 그런데도 굳이 이렇게 힘든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저도 그것이 참 궁금하더라고요. 전통 먹은 일반 먹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합니다. 일단 변하지 않는다고 해요. 아주 옛날에 쓰인 문서라도 하더라도, 종이가 썩어 없어지더라도 먹 자국은 남을 정도라고 하고요, 나무에 먹을 발라 놓으면 나무가 썩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실제로 아주 과거에는 향균효과를 위해 먹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해요.

 

앵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 생각은 하지만 이렇게 지혜로웠던 선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신기합니다.

 

그렇죠? 우리 것이 좋은 것이다.랑 짝궁으로 오는 말 있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잉크가 아닌 먹을 활용한 문화재 복원에 대해 의논 중이라고 합니다. 지속성이라든지, 변색이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를 해보았더니, 먹이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죠. 먹이 잉크보다 10배정도 비싸지만, 사용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아서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앵커) 정말 대단하네요. 그런 우수하고 가치 있는 전통 먹을 만드는 유일한 분이 바로 이 한상묵 장인인거죠? 정말 이름처럼 먹, 한길만 걸어오셨을 것 같네요.

 

. 아무래도 전국 유일의 먹장이다보니까, 처음 시작할 때부터 힘든점이 많았다고 합니다. 전통 먹에 대한 과거 자료도 많이 부족해서 전국을 돌면서 자료를 구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전통 먹 기술에 이르게 된 거죠.

이렇게 다져온 길인데 최근에는 먹을 배우려는 젊은 후계자가 없어서 고민이 많으시다고 합니다. 좀 안타깝죠.

 

앵커) . 어려움이 많겠지만 꼭 명맥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네요.. 이럴 때 일수록 전통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청주국립박물관에서 이 먹에 대한 전시 진행 중이라고요?

 

. 청주국립박물관의 특별전 '천 년의 먹 향기 '단산오옥''617, 일요일까지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청주 명암동에서 출토돼 보물 제1880호로 지정된 문화재죠. '단산오옥' 고려 먹과 목간, 벼루, , 붓 등 옛 먹의 흔적, 그리고 문방사우와 서예 및 회화 자료 등 총 130여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예로부터 문방사우, 그 중에서도 먹은 생활의 품격을 알려주는 척도이자, 마음을 정화시키는 예술품이었죠.

 

. 먹을 가는 것 자체가 도를 향하는 길이라고 여기고, 검게 갈아져 은은하게 퍼지는 먹 향기는 마음을 다스려주는 느낌까지 주는데요.. 이 전시찾아가시면, 우리의 글씨와 그림에서 느껴지는 먹의 기운들,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된 먹을 느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듣고 왔습니다. 청주국립박물관 성재현 학예연구사입니다.

 

(INTERVIEW 3 전시)

 

앵커) 우리나라 먹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리고 먹의 향취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일 것 같군요.

 

그렇죠. 아직 열흘 정도 여유가 있으니까요, 문화재 단산오옥, 그리고 한상묵 장인의 먹 작품들도 함께 만나보실 수 있는 이번 전시. 꼭 한번 가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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