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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차량과 숨바꼭질, 시민 신고로 덜미
음주 차량 운전자 면허 취소 수준 시민 감사패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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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사고를 내고 초등학교 운동장에 숨어 있다 시민들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골목 곳곳을 지키던 시민들의 입체적인 제보가 음주 차량 운전자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두운 밤 도심 골목길.
검은색 SUV가 빠른 속도로 내달리더니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충격이 얼마나 셌는지, 한쪽 바퀴가 공중에 뜰 정도입니다.
놀란 시민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듭니다.
◀SYN▶목격자
"굉음 비슷한 '빡빡' 하고 깨지는 소리가 엄청 심하게 나고, 놀라서 문 열어봤죠. 어디 뭐 (누가 차로) 받았나 뭐가 떨어졌나 그런 생각 했죠."
차량은 멈춰서는가 싶더니 방향을 바꿔 좁은 시장 골목으로 달아납니다.
이를 본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의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뒤를 쫓기 시작합니다.
◀INT▶김용환/추격 시민
"한번 추돌한 뒤에 갑자기 급발진하는 거예요.시장을 가로질러 나가니까 이제 사람이 다치겠구나 싶었어요."
하지만 질주는 계속됐습니다.
(S/U)"차량은 차량 통행 도로가 아닌 이곳 시장 한가운데 골목을 뚫고 도주했습니다."
비틀비틀 시장 골목을 빠져나간 차량은 다른 차 두 대를 더 들이받고 또 줄행랑을 쳤습니다.
이번엔 추격하는 시민들이 늘었습니다.
발에 피가 나도록 따라잡았지만, 차 문이 굳게 잠겨 있어 운전자를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INT▶김용환/추격 시민
"(차량을) 딱 잡았는데 문이 잠겨있더라고요.
(그런데) 끌고 나갈 때 그 당시에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죠. 나를 그냥 끌고 갈 수도 있겠구나..."
시민 추격팀이 힘에 부칠 즈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순찰차 다섯 대를 풀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 라이트를 끈 채 숨어 있던 도주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60대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INT▶하정석/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경위
"한 대도 아니고 세 대씩이나, 제2차 사고 발생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긴급히 출동해서 검거하게 된 거죠."
경찰은 음주 차량을 끝까지 쫓아가며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 감사패 전달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MBC NEWS 이채연입니다.
영상: 신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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