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지역 장인들의 예술혼을
초고화질 영상으로 제작한
영상 뉴스 '결'입니다.
이번엔 보은 속리산 자락에서
나무 불상을 수십년 째 깎고 있는
하명석 목불조각장을 만나봤습니다.
하나하나 깎아서 들어가잖아
나무로 못 할 거 아무것도 없어
내가 하고자 하는 거는
항상 미지의 작품이야
그게 매력이야
딴 사람이 못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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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부처가 되고 싶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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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석/충청북도 무형문화재 21호 목불조각장
충청북도 보은군
불상 조각에는 최고로 쳐요
은행나무를
벌레도 안 먹고
처음에 조각할 때
나무가 연하고, 아주 부드러워요
완전히 말랐을 때는
칼이 통통 튈 정도로 단단해요 나무가
처음에 원목 갖다 놓고
뭘 할 것이냐 이제
머릿속에 설 거 아냐
그럼 끌질하고
한 번에 완성을
절대 안 시켜요
잘못된 거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그래서 완성이 되는 거야
이 작품이
조각도 彫刻刀
저 칼은 내가 직접 만들어
쓰는 거기 때문에
쇠 강도가 다 달라
개수로 한 700자루 더 되는데
창같이 생긴 건 창도라고 그러고
맨 처음 할 때 끌질할 때는
원도라고 큰 게 있어요
그리고 중간 작업하는 데 환도
거기에 삼각도
마무리할 때는 평도, 창도
이 불상 조각은
무궁무진해요
내가 지금도
배우면서 하거든
처음에 할 때 그 마음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야
개금 改金: 옻칠한 목불에 금을 다시 입힘
불상은 금을 입혀야 되니까
백골 그대로는 못 모시거든 사찰에
반가사유상 半跏思惟像
다른 작품 같은 경우에는
금을 안 입혀요
무늬 좋은 느티나무가 먼저지
무늬가 한 폭의 그림 같아요
얼굴을 가만히 보면
아주 편안해요
잔잔한 미소도 있고
자비도 있어
그런 게 우리 만의 매력이야
불감 佛龕: 불상을 모셔 두는 문이 달린 집
내가 앞으로 모든 것을 바쳐서
해야 될 게 이거라고 생각해요 불감
그거 봤을 때
완전히 뿅 가버렸어 내가
보조국사께서 중국에서 넘어오면서
불감을 국내로 가지고 오셨어요
*보조국사 지눌: 고려 신종 때의 승려(1158~1210)
지금 어디 있냐면 순천 송광사에
국보 42호야
움직이는 법당이라고 해야 맞지
안에 들어가는
부처는 똑같아
워낙 작고 섬세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많이 걸려
태어나서 내 작품
한 작품은 남겨야 될 거 아냐
나중에 내가 없더라도
내 작품이 제대로 된 작품이 남아 있으면
하명석이 영원히 살아있는 거야
그걸 위해서 사는 거지
취재/구성 김대웅
촬영/편집 김병수
CG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