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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 기획③]검은 속삭임 "널 구해줄게"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6  취재기자 : 조미애, 방송일 : 2023-05-29, 조회 :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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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의제강간 성착취 MBC충북 가해자 미성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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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 착취 문제를 집중 취재한 MBC충북 기획보도입니다.

앞서 성 착취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미성년자들의 실태, 추적 보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가해자들이 어떤 수법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고, 성을 착취하는지 판결문을 통해 들여다 봅니다. 

조미애, 이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3. 아이들을 유인하는 검은 손

개인 오디오 방송 청취자였던 15살 소녀, 일명 BJ로 불리는 진행자가 방송 중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자, 걱정돼 연락을 하게 됐습니다.

만나서 놀자던 이 25살 남성, 모텔에서 소녀를 이틀 간 데리고 있었습니다.

[이채연 기자] 이 남성은 개인방송 청취자였던 15살 피해자에게 만나서 놀자고 제안한 뒤 세 차례 성범죄를 저지르고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했습니다. 

(남자 분 사시죠?)
여기 잘 없어요.

[이채연 기자] 가해자들은 실제 인터넷 개인 방송, 랜덤 채팅앱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아이들을 유인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미성년자의제강간죄 5년 치 판결문 680여 건을 전수분석한 결과,  온라인 공간을 타고 시작된 미성년자 성 착취 범죄가 대다수였습니다.

1심 피해자 556명 중 약 72%가 가해자와 만나게 된 계기는 온라인 비중이 대다수였습니다. 무려 대면 만남의 4배에 가까웠습니다. 대면 만남으로 좁혀봤을땐, 평소 알고 지낸 사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2020년 기소건까지는 온라인 비중이 대면의 평균 2.8배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와 지지난해는 4배 이상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INT▶ 조진경/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코로나를 경유하면서는 지금은 아예 초등학교 10살짜리가 (센터에) 오거든요. (아이들의) 온라인 접근성이 굉장히 낮아진거죠. 태어날 때부터 생활 패턴 자체가 눈 뜨면 스마트폰 보고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돼 있고"

가해자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유인할까.

[조미애 기자] 취재진은 판결문을 분석하면서 어린 아이들에게 거짓 애정을 속삭이는 가해자들의 말에 놀랐습니다. 교묘한 호감을 얻고 심리적으로 길들인 뒤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자신을 의과대학생이라고 속인 이 남성, 모바일 게임에서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밥 한번 사주겠다, 만나서 놀자며 친근감을 표시합니다.

 초등학생에게 결혼할 사이다, 남편이 많이 사랑한다며 특별한 관계인 것처럼 속삭이고, 둘만의 관계로 고립시킵니다. 

 그리고 나선 본색을 드러냅니다.

"아기 가지는 연습을 하자" "이번에 성관계를 하면 다음에는 기다리겠다" 등 성적인 대화들을 일삼기 시작합니다.

 수사가 시작되자, 피해자들에게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부모님에게 알리지 말라며 통제하기도 했습니다.

 이 남성은 이러한 수법으로 초등학생을 불러내 범행하려 했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이 둘을 발견하고 수상하게 여긴 주민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잡고 봤더니 다른 초등학생들에게도 이렇게 접근해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습니다.

◀INT▶ 이현숙/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상담소 대표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라든지 취약성이라든지 이런 거를 파악해서 접근을 하는 것이고,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그런 착취라든지 학대를 기록할 수 있고, 그것이 역으로 아이들을 협박할 수 있는.."

"너와 나의 관계는 발설하지 말 것. 반말 금지, 인생의 0순위가 나일 것. 주인님 말이 법"

 자신을 주인으로 칭한 이 남성은 상담앱에서 만난 13살 중학생에게 주종 관계를 맺게 했습니다. 수차례 간음했고, 폭행에 가학 행위까지 저질렀습니다.

 1년여 동안 이어진 끔찍한 고통, 피해자는 그 이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른들에게 당하는 피해자들, 그 굴레에서 왜 벗어나지 못할까.

◀INT▶ 최영락/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애정에 대해서 결핍이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호감을 가져요. 그런 sns의 지지는 정말 사랑으로 느껴질 겁니다.

◀INT▶ 피해자(대독)
"생일이었는데 케이크를 받았어요. 나를 진짜 좋아하나?  만나도 괜찮겠다, 좋은 사람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진짜 사랑인 줄 알았어요. 사실 그 사람이 자꾸 그렇게 얘기했어요. '사랑을 하면 이걸 하는 거야' 라고"
 
[조미애 기자] 아이들을 성 착취 대상으로 삼는 범행 자체가 극악무도하지만, 이 범죄의 상당수가 비단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다른 범죄와 동반돼 2차, 3차 피해를 야기하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 그 실태를 이어서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