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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인터뷰]비밀 공작원의 증언6ㅣ대북 비선 활약, 광고 합작으로 연 남북회담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44  취재기자 : 조미애, 방송일 : 2021-11-03, 조회 :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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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금성 영화 공작 남남북녀 이효리 조명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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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출신의 전 안기부 국가공작원,
암호명 '흑금성'으로 알려진 박채서 씨의 증언을 통해 분단된 한반도가 겪어야 했던 현대사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 경색된 남북관계를 푼 것, 남북이 합작으로 만든 한편의 광고였습니다.

그 광고를 성사시켰던 대북 비선 시절 이야기 여섯 번째로 이어갑니다.

◀인터뷰▶

노무현 정권의 SOS,‘남남북녀’ 프로젝트 기획

2003년에 취임하고 나서 거의 1년 이상을 남북관계가 경색되다 보니까 아마 노무현 대통령한테도 상당히 그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하다 안 되니까, 여기저기 다 했겠죠. 안 되니까 대통령과 상당히 가까운 사람이 저한테 자문을 요청해 왔어요.

그래서 내가 특사회담을 해야지 남북문제를 빨리 풀 수 있다. 직접 부딪히는 거잖아요. 빨리 만나야지 해결책이 나온다. 그렇게 제안을 했어요.

그런 내용을 정리해서 노무현 대통령한테 보고를 했던 것 같아요. 대통령이 오케이, 하자.
그게 가능하면 하자. 그렇게 시작된 거예요.

그런데 이 얘기를 하니까 북쪽에서 먼저 어제까지 우리가 포 쏘고 미사일 쏘고 난리쳤는데, 내일 갑자기 우리가 악수한다면 체면에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먼저 남북이 화해가 된다는 뭐가 좀 명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순간적으로 남남북녀 얘기가 딱 떠오르더라고.
조명애가 서울 공연 내려와서 물동이 춤추는 장면을 언론 기자가 사진으로 찍어서 '자연미인'이라고 했지. 그래서 팬 카페도 만들어지고 카페 회원이 1만 5천 명 됐어요.

제가 아는 분이 참한데 우리 큰 며느리하면 좋겠다고 이렇게 농담 삼아서 얘기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내가 남남북녀하자.
남쪽 남자, 북쪽 여자가 결혼해서 피를 섞는 것만큼 남북 화해를 하는 상징적인 게 뭐가 있겠느냐.

그러나, 성사 직전 좌초된 ‘남남북녀’

그 남자 아버님이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우리 집에 온 거에요.

국정원 직원들이 와서 자기 아내와 아들을 불러내서 회유와 협박을 한 거예요.
하지 말라고. 하면 문제가 생긴다. 될 것 같으냐. 남북이 어떻게 결혼하느냐.
되지도 않는 일 가지고 헛꿈 꾸지 마라. 이렇게 말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 대답을 안 하니까 협박을 한 거예요. 그 엄마한테 조명애는 기쁨조다. 우리는 기쁨조라는 개념을 뭐라고 했어요. 몸 파는 여자 라고 했잖아요.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그거는 분명 잘못된 교육이고 잘못된 반공교육이에요.

그런 애를 어떻게 당신 맏며느리로 데리고 살겠느냐. 그리고 남자한테는 너는 이런 애를 어떻게 평생 네 아내로 데리고 살겠어.

그 상태에서 남남북녀 결혼 작전은 시행할 수가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거예요. 저는 항상 일을 추진하면서도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예비책을 항상 갖고 있거든요.

그게 이제 광고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건 안 된다, 포기를 하고. 왜냐하면 어느 한쪽의 부모가 결혼을 저렇게 반대하는데 되겠느냐.
그리고 기관에서도 저렇게 난리치는데, 안 된다. 빨리 포기를 시켰죠.

그러면 광고를 하자. 어차피 목적은 남북관계를 푸는 전초적인 역할을 하는 거니까 광고로 하자. 그렇게 했어요.

삼성이 하다 보니까, 이쪽 상대를, 남쪽 파트너를 삼성전자 광고 모델인 이효리로 했으면 좋겠다고 콘티까지 짠 거예요.

어디서 할 것인가. 북으로 갈 것인가 남쪽으로 올 것인가. 실제로 남쪽에서 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는데 아직 남북 관계가 풀어지지 않았는데 여기로 오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그건 그 후의 문제다. 제3국에서 하자고.
삼성도 부담되니까 어디서 하면 좋겠냐고 하니 상해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상해로 결정한 거예요.

[이효리-조명애 삼성 애니콜 광고]

청와대에서는 매일 매일 얼마나 궁금하겠어요. 그러니까 아침 점심 저녁으로 계속 보고를 받는 거고. 왜 그러냐. 이 광고 촬영하기 전에 남과 북이 매우 중요한 약속을 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이 광고 촬영이 끝남과 동시에 그때가 4월이었는데 5월 중순 개성에서 남북 공식 회담이 이뤄지는 걸로 남북 차관급 회담을 세팅시켜 놓은 거였어요.

[2005-05-16 뉴스데스크:개성, 남북 차관급 회담]

"오랜만에 열린 남북대화, 개성 남북차관급 회담 소식부터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회담에서 우리 측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위로는 포탄이 날아가더라도 밑에서는 대화를 해라. 그게 정치란 말이에요. 그게 외교이고 정치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위에서 포탄 날아가기 전에 대화부터 끊어버린단 말이야. 안 한단 말이에요.

교류를 통해서 남한의 통일 정책이나 대북 정책이 어느 정도 통합되면 이제 자유롭게 우리가 북한과 교류하고 만날 수 있는 그런 장을 만들고,

국민 하나하나가 또 기관은 기관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함께 북한 주민 단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교류하면서 본격적인 남북교류 협력 시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나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