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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ㅣ"아빠와 영원히 분리되고 싶어" 20대 남매 상습 학대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78  취재기자 : 이채연, 방송일 : 2021-09-30, 조회 :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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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폭행 친부 폭행 지적 장애 20대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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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장애를 앓는 20대 딸이 친부로부터 지속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당해왔다며 저희 취재진을 만나 어렵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가족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정작 아빠는 석 달 전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한 상태인데요.

딸은 숨겨온 일들을 꺼내놓으면서 아빠와 영원히 분리되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 밖에 나무 자재와 연탄 수십 장이 쌓여있습니다.

화장실과 집안 곳곳엔 곰팡이가 피어있고 벽지가 뜯어져 있습니다.

부엌 한쪽엔 주방용품들과 썩은 반찬 등이 담긴 쓰레기들이 한데 뒤섞여있습니다.

지적 장애를 앓던 20대 남매가 불과 얼마 전까지 친부와 함께 살던 집입니다.

20대인 딸은 4년 전 성인이 됐을 무렵부터 남동생과 함께 아빠의 폭언과 폭력에 시달렸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유도 모른 채 주먹을 휘두르는 아빠의 모습은 어느새부턴가 일상이 됐습니다.

◀INT▶친딸
"(이유는)못 물어봤어요. (동생이랑)둘이 있을 때 때릴 때도 있고 따로 때릴 때도 있었어요. 일상이 됐어요."

고함과 욕설, 되풀이되는 폭력은 올 들어 더 심해졌지만 이런 사실조차 알리지 못하게 협박해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INT▶친딸
"내가 너희들 때리는 거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말라고 해서, 또 맞을까봐..."

뚜렷한 직업조차 없었던 아빠는 3년 전부터는 남매의 월급 일부를 가져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말합니다.

◀INT▶친딸
"아빠는 일하면서 돈 벌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일할 생각 안 하고 맨날 저한테 월급날 되면 돈 얼마 보내 달라 그러고..."

석 달 전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만나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친척들이 남매가 살던 집을 찾았을 땐 충격적이었습니다.

◀INT▶친척
"(집에) 갔더니 먹고 살아야 될 기본적인 게 전혀 안 돼 있는 거죠. 거의 밥을 제대로 못 해먹고 편의점에서 도시락 같은 거 사서 먹고..."

급기야 친척들의 정식 수사 의뢰와 신변 보호 요청으로, 경찰은 친부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고 남매를 임시 거처로 분리시켰습니다.

친딸에게 강제로 성폭행까지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경찰이 추가로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아빠는 석 달 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고, 지난달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이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행적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가정이란 품 안에서 남매에게 가해진 폭력, 20대 딸은 영원히 친부와 분리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MBC NEWS 이채연입니다.
영상: 양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