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홈
  2. 뉴스
  3. 오늘의 뉴스

오늘의 뉴스

김영환 지사 '말하는 대로'..난감한 충청북도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55  취재기자 : 김대웅, 방송일 : 2023-01-26, 조회 : 1,401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톡으로 퍼가기 이 글 링크복사
충청북도 미호강 유채꽃밭 김영환
Loading the player..


좋아요


충청북도가 뜬금없이 미호강에 대규모 유채꽃밭을 만들겠다며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김영환 지사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렇게 하겠다고 먼저 얘기했기 때문인데

 막상 실무진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관련법을 검토해보니, 김 지사 말대로 하면 법을 어기는 것이어서 정책을 만드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김대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김영환 지사가 지역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입니다.

 80분에 걸쳐 혼자 강연했는데 강연 끝 무렵에 이런 얘기를 합니다.

◀SYN▶ 김영환/충북지사
"이건 지금 어디 언론에 나가면 안 되는 건데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좀 보여드리겠습니다."

 미호강 둔치가 백만 제곱미터에 이르는데, 여기다 옥수수와 유채꽃, 보리와 메밀을 심겠다고 말했습니다.

 둔치에 있는 나무도 모두 걷어내겠다고 했습니다.

 용역을 줘서 검토하면 시간이 걸리니 당장 심겠다면서 이것이 대담한 실행이라고 말합니다.

◀SYN▶ 김영환/충북지사
"그거 5년, 10년 논의해서 용역 줘가지고 여기 시민단체하고 합의해서 태스크포스 만들어서 공무원들이 하면 날이 샙니다. 갖다 심자. 이것이 대담한 실행이다 그런 말입니다."

 김영환 지사는 언론에 나가면 안 된다는 이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습니다.

 충청북도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지사의 발언을 실행하기 위해 급하게 법률 검토를 하고 대상 부지를 찾고 있습니다.

 김 지사 말대로 하천 둔치에 대규모 농작물을 키우는 게 가능할까?

우선 미호강 둔치에는 옥수수와 같은 농작물을 대규모로 키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관련법에 따라 공공기관이 아니면 하천 변에 농작물 경작 허가를 받을 수도 없고, 공공기관이 직접 키우더라도 비료와 농약은 아예 사용할 수 없어 경제성이 없습니다.

둔치에 있는 나무도 김 지사 말처럼 쉽게 걷어낼 수 없습니다.

 상당수는 4대강 사업으로 정부가 심은 나무여서 충청북도 마음대로 뽑을 수 없고,

 자생하는 나무를 뽑는 것 역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청주시와 환경단체가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 경관용으로 꽃을 심더라도 만 제곱미터가 넘으면 용역을 거쳐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돼있어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충청북도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미호강 작천보 주변에 소규모 유채꽃밭을 먼저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INT▶ 정찬우/충청북도 축수산과장
"우선은 가능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저희가 먼저 추진을 해보고, 나머지 부지에 대해서는 점차적으로 환경영향평가 등을 검토한 후에.."

 김영환 지사는 새해 들어 공무원들에게 대담한 실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 검토를 전혀 거치지 않은 구상을 김 지사 스스로 당장 시행할 것처럼 공개하면서 새해 시작부터 혼란이 적지 않습니다.
 MBC 뉴스 김대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