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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절도범의 안타까운 사연에 경찰 발벗고 나서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85  취재기자 : 조미애, 방송일 : 2021-10-21, 조회 :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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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상봉 혼자 살아온 50대 남성 주민등록 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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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무인 점포 절도, 범인을 잡고 봤더니 "배고팠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채 가족도 없이 혼자 살아온 50대였는데요.

안타까운 사연에 경찰과 시청이 나서 가족을 찾아냈고, 수십 년 만에 눈물로 상봉했습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무인 편의점,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들어오더니, 라면, 과자, 음료수 등 닥치는 대로 봉투에 담습니다.

계산도 하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가는 남성,

이 남성이 훔친 식료품은 5만 원어치.

결국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배가 고팠다"고 말했습니다.

◀SYN▶50대 절도범
"농사지으려고 내려왔는데, 내가 국졸(국민학교 졸업)이기 때문에 아는 게 없어요. 배우지도 못하고 그래서 계속 (이렇게) 산 거예요. 지금까지"

모텔을 전전하며 주거지가 일정치 않아 30년 넘도록 수차례 주민등록 말소와 재등록이 반복됐던 남성,

그렇다 보니, 손에 장애가 있어 일자리도 구할 수 없었지만 기초생활수급이나 장애인 등록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또다른 범죄를 막으려면 생활 안정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고, 청주시와 함께 주민등록번호 복원은 물론 가족찾기에 나섰습니다.

25년 만에 어렵게 만난 가족은 보자마자 뜨거운 눈물로 손을 맞잡았습니다.

◀SYN▶형수
"마스크 벗어봐. 엄마, 어떡해"

◀SYN▶50대 남성
"어디서 살았어요?"

◀SYN▶형수
"어떻게 연락도 없이 살았어. 찾으려고 찾으려고 해도 못 찾은 거야"

전화 없이 타지에서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연락이 끊겨버린 건데,
가족들도 이 남성의 주민등록이 말소되면서 경찰과 행정기관에 백방으로 수소문해봐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밀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마침내 웃습니다.

경찰과 지자체 도움으로 재정적 지원을 받게 됐고, LH 임대주택 지원도 신청하게 됐습니다.

◀INT▶오상우/청주흥덕서 생활범죄팀
"이분에게 저희가 안정적인 삶을 지원해 드린다면 아무래도 앞으로 지속될 범죄나 이런 생활형 범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INT▶이현정/청주시 운천·신봉동 행정복지센터 행정민원팀
"형제자매분들 중에서 살아계신 한 분이 계셨고, 그분의 인적 사항을 남겨드리면서 다행히 연결될 수 있게 된 거예요."

범인 잡기에 그치지 않고, 배고픈 절도범의 안타까운 사연에 발 벗고 나선 경찰의 기지로 또 한 사람이 새 삶을 맞게 됐습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