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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노숙인, "폐가가 보금자리"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53  취재기자 : 심충만, 방송일 : 2019-01-22, 조회 : 1,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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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도심 폐가 보금자리 심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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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운 날씨를 피해 도심 폐가로
몸을 숨긴 노숙인들이 화재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그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다가
변을 당했을까요?
심충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밤 8시, 일찌감치 어둠이 내려앉은
한 전통시장 뒷골목.

빈 점포와 폐건물 사이로
누추한 행색의 60대가 비틀비틀 배회합니다.

검게 변한 손에 지독한 술 냄새.

오늘도 잘 곳을 찾아 헤매는
이 동네 노숙인입니다.


"여기 저기 헤매지"

한겨울 찬 바닥에선 술판이 벌어졌습니다.

소주에 안주는 빵 하나.


"안 추우세요? 괜찮아요"

조금 전 만난 60대 노숙인과도
서로들 잘 아는 모양입니다.


"야 이 XXX아! 저 XX 또 왔네"

이 동네 단골 노숙인만 대략 30여 명.

고단한 삶이 쏟아내는 푸념과 고성은
거의 일상입니다.


"만날 저래요 아휴 지겨워"

추위를 피해 몸을 뉘일 곳은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는 폐건물.

하루 네다섯명 이용한다는 건물에서
작은 불씨가 화마로 돌변해,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화상을 입은 두 명도 변을 당할 뻔 했습니다.

동사 우려도 높아 지자체가 순찰을 돌며
허름한 여인숙이나마 안내하지만,
금주를 비롯해 통제가 뒤따르는 도움의 손길은
쉽게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릴 피해다녀"

점심 시간 다시 나가 본 그 골목.

나이 여든의 노인들이
종이컵 가득 찬 소주를 털어 마십니다.

둘이 복지관이 준 떡 하나에 소주 한 병,
이게 점심 한끼랍니다.

굽은 허리에 몸집만큼 폐지박스를 주워
몇백원에서 몇천원을 손에 쥡니다.

이러다보면 또 이 골목에 제일 먼저
어둠이 내려 앉을 겁니다.


"소주 안 먹으면 춥고 힘도 안 나"

"이 겨울, 버려진 유기동물 한 마리에도
연민을 쏟아내는 2019년 1월.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연명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바로 이곳은
인구 85만 도시의 심장부입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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