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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로 훼손된 옥천 신라 도로, 원형 보존 할지 말지 고심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278  취재기자 : 정재영, 방송일 : 2018-09-18, 조회 : 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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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신라 도로 발굴 제도 개선 '부분 완료' 규정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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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은 옥천 신라 도로가 개발과 맞물리면서 원형 보존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개발과 발굴을 동시에 하나보니 애써 찾은 문화재의 보존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건데요. 우선 순위가 바뀐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화재 보존의 제1 원칙은 원형 그대로의 유지·계승입니다.

그런데도 애써 찾은 신라 도로의 보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건 문화재의 형태 때문입니다.

산업단지 조성 예정지 가운데 개발되지 않고 남아있는 지점은 전체의 6.2%인 신라 도로 뿐.

12개 지점으로 나눠 진행된 발굴 조사의 가장 마지막 지점에서 유례없는 산 위에 만든 신라 국가도로가 나온 겁니다.

나머지는 이미 깎이고 파헤쳐져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 단지 한 가운데 이 도로만 덜렁 남게 됩니다.

고대 도로의 경우 주변 지역의 잔존 여부가 보존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이청규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 ]
"보존가치가 높은 유적인데 개발행위가 함께 병행돼서 이뤄지기 때문에 구릉은 거의 절토된 상황이어서 원전(본래 모습) 그대로 보전되지 못한 것이 유감입니다."


발굴이 끝나야 개발할 수 있도록 법이 마련돼있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 '부분 완료' 규정 때문.

보상이 이뤄졌거나 가능성이 낮은 지점부터 먼저 발굴해 문화재가 나오지 않으면 부분 개발을 허락하는 제도입니다.

개발 시기를 앞당기려는 사업자를 위한 건데 횟수 제한마저 없어지면서 옥천의 경우 무려 6번에 걸쳐 쪼개기 개발이 이뤄졌습니다.

[ 하문식/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
"규제완화를 해가지고 국무총리실에서 T/F를 만들어가지고 (문화재청에) 계속 압력을 넣은 거예요. 그래가지고 부분 완료라는 게 만들어진 거죠."

발굴비용을 사업자에게 부담하도록 한 것도 충분한 조사와 문화재에 대한 가치 판단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문제로 지적됩니다.

[ 성정용/충북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
"(개발) 현장 사정에 의해서 조사가 불가피하게 일정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지표 시굴 발굴조사 비용을 국가가 부담한다면 문화재 조사와 개발, 보존의 문제가, 갈등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화재의 가치가 개발 당위성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개발로 인해 문화재의 보존 가치가 훼손되는 현실.

지난 3년동안 발굴된 약 4,700건의 매장문화재 가운데 보존 결정이 내려진 건 2%인 96건에 불과합니다.
MBC뉴스 정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