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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ㅣ 노동의 봄> 유성기업 노조 파괴가 부른 죽음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49  취재기자 : 김대웅, 방송일 : 2018-03-19, 조회 : 2,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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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호 열사 유성기업 노조 유성기업 해고자 노조파괴 시나리오 김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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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면서
노동조합을 무너뜨리는 시도가
지난 몇 년간 적지 않았습니다.
MBC 충북은 노조의 역할과
노동자의 삶을 돌아보는 연속 기획,
'노동의 봄'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2년전 이맘 때
노조 파괴로 숨진 유성기업 영동공장 노동자
한광호 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대웅 기자입니다.


<기자>

2016년 3월 17일,
유성기업 영동공장 노동자 한광호씨는
스스로 목을 매 숨졌습니다.

22살에 입사해 사망 당시 43살.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뒤였습니다.

이보다 5년 앞선 지난 2011년,
사측은 노조 파업에 맞서
기다렸다는 듯 직장 폐쇄와 공권력 투입으로
대응했습니다.

석 달 뒤 회사로 복귀한 한광호씨를 기다린 건
두 차례 징계와 다섯 차례 고소 고발.

한 씨에게 희망은 보이지 않았고
우울한 상황은 지속됐습니다.

3번째 징계를 앞둔 그는 결국
무너져 내렸습니다.

'창조컨설팅'이라는 회사가
14억여 원을 받고 만든 치밀한
노조 파괴 시나리오가 있었다는 것이
이후 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한 씨 사망 2년이 지난 현재.

한 씨가 홀로 모시던
팔순 노모의 시간은 그날 이후 멈췄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의 부재가 선명해지고,
고통은 짙어집니다.


[전인숙/ 故 한광호 씨 모친]
"내 자식만 내 앞에 데려다 놓으면
난 아무 필요 없어요. 병신이라도 좋고
등신이라도 좋아요. 왜 데려가고 그래 왜."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노동조합 간부를 맡았던 한 씨의 형.

두 번 해고를 당해, 8년째 해고자 신분입니다.

동생의 시신을 1년 가까이
영안실 냉동창고에 보관하면서 싸워도 봤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에 이제 지쳤습니다.


[국석호/ 故 한광호 씨 형(유성기업 해직자)]
"이 싸움이 나만의 싸움으로 바뀌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서 가면 갈수록 더 힘들어요."


한 씨의 두 번째 기일을 맞아
동료들이 묘소에 모였습니다.

노동자로 살다 열사가 된 한광호의 죽음,
동료들에게는 지루한 싸움을
버티고 견뎌낼 이유가 됐습니다.


[임영재/유성기업 영동공장 노동자]
"광호 형으로 인해서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앞으로는 또다시 돌아가시는 분이 생기면
안 된다."

[김대웅 기자] 근로복지공단은 한 씨의 사망 원인을
업무상 질병으로 판정했지만,
유성기업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대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