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목표로 출발한 충북 히말라야 원정대가 5번째 봉우리 등정과 함께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등반대장이 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SNS를 타고 퍼졌기 때문인데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정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일 해발 8,167m의 세계 제7봉 히말라야 '다울라기리' 정상을 밟은 충북 히말라야 14좌 원정대.
2019년 히말라야 14개 봉우리 등정을 목표로 첫 발을 뗀 뒤 5번째 정상 정복이었습니다.
충북 도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며 충청북도기와 충북산악연맹기를 차례로 들었는데, 원정대가 든 깃발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다울라기리 정상에서 촬영돼 SNS를 타고 번지고 있는 한 장의 사진.
사진 속 조철희 등반대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삼행시 깃발을 들고 있습니다.
조 대장은 이 사진을 지인에게 보냈고, 이재명 후보 캠프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재명 후보로부터 SNS 계정을 통한 감사 인사를 받기까지 했습니다.
문제는 충청북도 도비를 지원받아 간 원정이었다는 것.
원정대는 충북산악연맹을 통해 4년동안 충북 도비 지원을 약속받았고 첫해인 2019년과 올해 각각 5천만 원씩 지원을 받았습니다.
내후년까지 매년 5천만 원이 더 지원될 예정인데 연맹과 아무런 협의 없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돌발행동이 나온 겁니다.
[김영식/충북산악연맹 회장]
"연맹은 전혀 알지를 못했었고요. 미리 알았더라면 저희 연맹 차원에서 절대로 허락하지 않았을 거고요. (순수하게) 산을 오르는 목적으로 산을 오르는 것이 산악인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은 부적절하지 않았나."
국민의힘은 "등반을 위해 혈세를 제공한 도민들을 우롱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누구를 위한 원정대"냐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지원 사격하는 행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박노학/국민의힘 충북도당 수석 대변인]
"도비가 반영이 안됐다고 그러면 저희가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건 없죠. 개인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든 그건 자유인데 도민의 혈세를 가지고 가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도민을) 자꾸 분열시키고...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분노하고 있는 거죠."
논란의 중심에 선 원정대 조철희 등반대장은 MBC 취재진에 메시지를 보내 민주당 인사에게 부탁받은 것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의사였다"며
"자신의 불찰"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충청북도와 충북산악연맹은 원정대가 귀국하는대로 경위를 파악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