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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ㅣ북침설 누명 쓴 교사 32년 만에 무죄 선고

MBC충북 뉴스 | 2021.09.06 08:24 | 조회 92 | 좋아요좋아요 16
학생들에게 "6.25 북침설을 가르치고, 북한 체제를 찬양했다"는 누명을 써 수감생활을 하고
10년여 동안 학교를 떠나야했던 고등학교 교사가 32년 만에 재심을 통해 누명을 벗었습니다.

법원은 이 두 가지 혐의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32년 전 수사와 재판 증거들이 대부분 증거 능력도 없거나 신빙성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성호 고등학교 일본어교사는 32년 전인 1989년, 국가보안법 위반죄가 인정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을 거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돼 8개월 수감생활 끝에 풀려났고 대법원 판결도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당시 수사과정의 불법체포와 감금이 인정돼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졌고,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INT▶
강성호/청주 상당고 교사
"진실 승리라는 한 가지 마음으로 제가 여기 왔습니다. 무죄 선고받은 것보다 더 중요한 생각은, 사제지간을 짓밟은 국가폭력은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1989년 그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교실에서 학생 52명에게 "6.25는 북한이 남침한 것이 아니고 미군이 먼저 북한을 침범해 일어난 것"이라고 교육했고,

2주 뒤엔 같은 교실에서 학생 54명에게 북한의 자연과 평양 모습 등이 담긴 사진 수십 장과 화보집을 보여주며,

"북한 사람은 옷도 잘 입고 높은 건물도 많아 생각하는 것만큼 나쁜 곳이 아니다" 등의 교육으로 북한공산집단을 찬양, 고무했다는 이유입니다.

30여 년 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불법 체포와 구금 중 작성된 해당 교사의 진술과 신문조서, 압수물, 그러한 발언을 들었다는 학생들 진술 등이 증거로 뒷받침됐습니다.

그러나 재심 판결에서 당시 증거들 대부분이 증거 능력조차 없거나 학생들의 일부 진술이 원심 법정에서 번복되거나 학생들끼리 서로 모순되는 등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청주지법 제2형사부 오창섭 부장판사는 "이 증거들만으로는 북침설 발언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INT▶
오원근/강성호 교사 변호사
"당시 법리적으로 봐도 지금 판단과 마찬가지로 이 증거들 갖고는 도저히 공소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데 무리하게 공안 정국을 만들기 위해서 무리하게 유죄 판결을 한 것을 지금 다시 판결로써 바로잡은 것입니다."

재판부는 사진을 보여주며 했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교육 목적으로 시사적 문제에 개인적 의견 표명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국가단체 이익이 된다거나 국가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만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 해당 교사에게 "고생 많이 하셨다"며, "이 사건 판결로 위안이 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죄 판결 후 법정 안에서는 우레같은 박수가 터져나왔고, 전교조 충북지부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판결을 환영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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