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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 기획 3ㅣ디지털 장벽 앞의 노인들, "손자에게 배운다"

mbcnews1 | 2021.06.18 10:07 | 조회 1377 | 좋아요좋아요 143

방송날짜 2021.01.06


포스크 코로나 기획 '세상이 바뀐다' 순서입니다.

팬데믹 1년 만에 일상화된 비접촉 문화 속에서, 디지털은 생활의 필수 언어가 됐습니다.


QR코드 찍으라는 건물 출입 절차부터 장벽으로 인식하던 노인층이 뒤늦게 공부를 하겠다며 머리띠를 둘렀습니다.
심충만 기자입니다.
     


올해 70대 중반에 접어든 장태순 씨.


출입 인증을 위한 QR코드 하나 만드느라 스마트폰과 씨름 한판을 벌입니다.


우후죽순 늘어난 이런 출입인증 절차가 디지털 문맹인 노인층에겐 사실상의 장벽.


"인증을 해야 되는데, 인증이 안 돼. 왜 그런지 모르겠어."


웬만한 경조사비는 온라인으로 송금하라니, 1년 만의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했습니다.


장태순(75)
"맨 처음에는 묻기도 참 창피했어요. 애들한테도 마찬가지예요. 우리 나이가 돼서 자식들에게 뭘 물으려고 하면..."

70대 중반의 최영옥 씨도 최근 급증한 식당내 키오스크 주문 장비 앞에서 진땀을 빼야 했습니다.


최영옥(75)
"모르니까 '버버버'하면서 이렇게 여러 가지 했는데, 뒷사람이 급했나봐요. 빨리 좀 하라고 막 그러는 거예요."


이러니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듭니다.


최영옥(75)
"눈만 뜨면 세상은 막 변하는 거예요. 이걸 모르면 우리는 정말 목숨만 살았지, 우리가 편한건 하나도 못 누리고 살다가 죽겠더라고요."


이런 노인들이 심지어 손자뻘인 청년에게 배움을 자청하며 머리띠를 맸습니다.


햄버거 주문부터 계좌 송금까지.


"아버님 비밀번호가 있어야 돼요. (8...) 그런 건 말 안 하고 하시는 거예요."


달라진 현실에서 좌충우돌하던 노인들이 또다른 홀로 서기의 첫 발을 떼는 겁니다.

이상우(80)
"죽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디지털 세계에 한 번 빠져보자,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아예 정부 주도의 프로그램이 생겨날 정도로, 디지털 문맹 탈출의 절실함은 높아졌습니다.

전성구 / 디지털 교육 대행 관계자
"한 번 배우신 분들은 다섯 번, 열 번도 계속 오셔서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것 좀 더 알려줘" 하면서 오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예 4대의 차량을 개조한 이동형 디지털 교실을 만들어 농촌 마을을 구석구석 찾아다닙니다.


박종연 / 충청북도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
"비대면 교육체계가 안 잡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런 교육을 해드리기 위해서 가가호호 방문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5달째 진행된 디지털 문맹 퇴치 교육에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라는 파행 속에서도 충북에만 노인 1만 5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

(영상취재 신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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