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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집중취재 2ㅣ수계 기금은 눈먼 돈? 수백 건씩 적발
방송날짜 2021. 4. 13.
◀앵커▶
수계 기금이 부적절하게 집행돼 마을 이장이 형사 입건된 사례 보도해드렸는데요.
수계 기금 집행이 문제된 게 충북에서만 한두 건이 아닙니다.
지난해 정부의 합동 점검으로 수백 건 적발돼 올해 환수조치가 예정돼 있는데요.
무엇이 문제였는지, 적발된 마을들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조미애 기자입니다.
◀리포트▶
옥천의 한 마을,
지난 2016년 수계기금을 지원 받아 공동 물품으로 농산물 즙을 짜내는 원액기를 샀는데, 어디로 갔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SYN▶마을 이장
"모르겠어요. 회관에 놓은 게 없어서, 그전에 사다 놓은 게 없다고, 저는 잘 몰라요. 내가 (이장) 보기 전이니깐"
수십 년 간 살았다는 주민 중에 일부는 해마다 수계기금으로 공용 물품을 지원받는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SYN▶주민
"그런 거 없어요. 돈도 나오는 거 모르겠고, 기계도 없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SYN▶
(기자: 매년 주민 설명회 같은 걸 하세요? 마을 주민분들)
마을 이장
"우리 임원들 하죠, 얘기들 하죠. 뭐, 뭐 한다고"
(아, 임원분들?)
"전체 주민이 어떻게 모여요."
옥천에선 공용물품 관리를 잘못한 6개 마을이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한 마을은 결국 물건을 못 찾아 올해 10월까지 환수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옥천 금강 주변 다른 마을,
이곳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은 지난 2년 간 받은 수계 기금을 반납하라는 통보를 받고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SYN▶식당 운영자
"받았다가 도로 돌려달라고, 내가 못 돌려준다고 그랬죠. 1순위가 우리 식당이에요, 제일 규제받는 데가. 증축도 못 하게 하지, 정화조 관계도 그렇지"
수변 구역은 식당 운영이 금지돼 있는데, 원주민의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대신 수계기금 직접비 지원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입니다.
식당을 운영하더라도 규제 지역 안에 땅을 소유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주인은 몇 년 전 처분한 상황,
옥천군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주지 말아야할 지원금을 준 것입니다.
옥천군에서는 동일 가구에 중복 지원하거나 지원금 산정의 토대가 되는 기초 자료를 과다 계상하는 등 모두 121건이 적발됐습니다.
◀INT▶정치균/옥천군 환경과
"(옥천군은) 수계 면적하고 대상자가 제일 많습니다. 매번 수시 변동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확인을 해야 하는 거고. 건수 대비 인력이 좀 적으니까"
청주시에서는 서울에 살면서 수계기금을 타 온 가구가 적발돼 170여만 원을 반납했고,
수계기금으로 운영하는 지역 장학재단에는 2백 건이 넘는 시정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SYN▶청주시 관계자
"육영사업으로 하는 사업이다 보니까 별도의 장학금을 저희가 지급을 했었는데, 국가 장학금이니 이런 걸 받으면 장학금을 또 줘도 괜찮냐 개선을 해야 되지 않겠냐라고..."
깨끗한 수돗물을 쓰는 대가로 상수원 규제 지역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수계기금이 관리·감독 사각지대에서 눈먼 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미애입니다.
(영상취재 김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