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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ㅣ"학교 급식실은 위험해".. 대책 마련 촉구
방송날짜 2021. 6. 15.
◀앵커▶
무거운 식자재와 미끄러운 바닥, 여기에 각종 유해물질까지, 학교 급식실은 산업재해가 많은 현장인데요.
청주의 한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했던 5명이 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급식 노동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영일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조리사들이 탕수육을 만들고 있습니다.
117도 고온에서 펄펄 끓는 기름으로 한 번에 700인분씩 조리하다 보니 튀김이나 전 같은 음식을 하는 날이면 조리사들은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합니다.
◀SYN▶ 급식실 조리실무사
"솥 앞에 있었던 사람들은 점심시간에 점심을 못 먹어요. 왜냐하면 정말 땀도 많이 흘리고(요). '아, 이거 정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급식실마다 천장에 설치된 공기순환 장치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수시로 음식을 만드는 조리사들은 음식 바로 앞에서 연기를 마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상을 입거나 다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INT▶ 이희숙/조리실무사
"아무래도 기름 솥에 제가 들이대고 하니까, 제가 흡입을 하고 난 다음에 후드(공기 배출 장치)로 그게 방출이 됩니다. 그렇게 되다 보면 제가 일차적인 굴뚝 역할을 하고..."
청주의 한 학교에서는 50대 급식 노동자 1명이 지난해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 10년 동안 이 학교에서 근무했던 급식 노동자 4명도 암에 걸린 사실이 추가 확인됐습니다.
충북 도내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2,100여 명,
도교육청을 상대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INT▶이상덕/충북 학교비정규직노조 사무국장
"환기 시설 같은 경우에도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문제가 없는지 그런 기준도 없고, 그것에 대한 교육청의 정확한 관리 감독도 없어서 이 일을 계기로 교육청에서 그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논란이 된 학교 급식실 근무 환경과 암 발병은 큰 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폐암에 걸린 급식 노동자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데다 근무기간이 2년 8개월밖에 안 되고,
다른 암 환자들은 급식실 환경과 연관성이 낮은 위암이나 유방암에 걸린데다,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거나 퇴직한 뒤에 암이 발견됐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급식실에서 생길 수 있는 발암물질과 관련해 도교육청 차원의 조사는 정작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INT▶ 배상근/충청북도교육청 산업안전보건팀장
"발암물질 같은 경우에는 기준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기준이 없고, 작년에도 저희가 작업환경 측정을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런 기준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이것(발암물질검사)까지 포함해서 할 예정입니다."
논란이 커지면서 도교육청은 문제가 된 학교를 중심으로 급식실 유해물질을 조사하고, 유해물질이 확인되면 급식 노동자들에 대한 특수 건강진단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MBC뉴스 김영일입니다.
(영상 이병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