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기획/단독
기획/단독
집중취재ㅣ소방도로까지 점령..주민 나서 '일방통행' 추진
MBC충북 뉴스 |
2021.07.19 08:37 |
조회 1784
| 좋아요 179
한시가 급한 소방차의 앞길을 가로막는 무분별한 주정차 차량, 이제는 강제로라도 밀고 지나가겠다고 소방당국이 엄포를 놨는데 사정은 좀 나아졌을까요?
도로가 하도 막히다 보니, 양방향보다는 차라리 일방통행 길로 바꾸는 게 낫겠다며 주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은초 기자입니다.
◀기자▶
주차난이 심하기로 손꼽히는 청주 도심의 한 길목.
차량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꽉 막혀버렸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한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직접 교통정리에 나섭니다.
정체는 20분 넘게 이어진 뒤에야 풀렸습니다.
[인근 건물 관계자]
"(차가) 양쪽으로 들어오다 보니까 한쪽으로 7~8대씩 후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해요. 실제 사고도 여러 건 있었어요."
인근의 다른 도로는 더 심각합니다.
주정차 금지구역인데도 양쪽에 불법으로 세운 차들이 사실상 차로 하나를 차지했습니다.
[인근 상인]
"불법 주차인데, 쫙 세운단 말이에요. 가운데에 중앙선으로 차들이 다녀요. 빵빵거리거나 욕은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불법 주정차로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한 게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무려 천여 건, 매일 같은 단속에도 바뀌는 게 없습니다.
오피스텔과 상가가 빽빽이 들어선 지역이라, 화재가 났을 때 소방차 출동이 늦어지면 더 큰 피해로 번질 우려가 높습니다.
[김선기/청주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
"주정차돼 있는 차량들로 인해서 출동하는 시간이 매우 지연되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연될 경우에는 인명과 재산의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수년째 반복되자, 차라리 일방통행 길로 바꾸는 게 낫겠다며 주민들이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주차 차량 때문에 양방향 길이 제 기능을 못할 바에야 일방통행 길로 변경하면 차량 흐름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일대 주민과 상인 4백여 명의 의견을 모은 결과 96%가 찬성해, 청주시에 민원을 넣고 심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준한/청주시 지역개발과]
"좁은 도로나 주정차로 인해 교행이 어려운 도로에서 (일방통행 지정) 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가경동의 한 초등학교 뒷길을 비롯해 지난해와 올해 청주시내 네 곳이 주민들의 요청으로 일방통행 길로 변경됐습니다.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일방통행 변경을 시에 요구하면 경찰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영상취재: 김경호
150개(3/8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