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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그후➀ㅣ 나홀로 수해복구.. 순서 밀려 '각개전투'

MBC충북 뉴스 | 2021.07.02 09:12 | 조회 2146 | 좋아요좋아요 194
 지난해, 말 그대로 물 폭탄이 쏟아진 충북은 성한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곳곳이 수해를 입었었죠. 

그러다 보니 눈에 띄고, 또 규모가 큰 곳부터 대상지로 정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규모가 작아서, 예산이 부족해서 복구 대상에 들지 못한 곳은 또다시 장마가 코앞인데도 지난해와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두 기자가 현장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먼저, 이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비에 쓸린 흙이 온통 뒤덮은 제천의 한 마을.

진흙더미를 퍼내고 땅을 닦아 제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다시 고추와 벼가 자라고 있지만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시름이 깊습니다.

산속에서부터 흘러드는 빗물과 흙더미가 넘치지 않도록 시청에 물길을 정비해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겁니다.

당시 쌓은 모래더미는 곳곳이 터진 데다 수풀마저 우거진 상태.
 
 걱정스러운 마음에 주민들이 직접 나서 이렇게 돌로 둑을 쌓는 지경입니다.

소용이 있을까 싶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입니다.

          [윤방원/제천시 봉양읍]
"예산이 부족하다는 걸로 이렇게 답변을 합니다. 농심이 멍들지 않는 그런 복구 사업이 됐으면..."

물길이 모이는 아랫마을은 더 걱정이 큽니다.

지난해 무너져내린 산 비탈면을 그대로 뒤에 둔 채 생활하는 한 주택.

당시 피해 상황이 제대로 접수되지 않고,  올들어서야 지자체 실사가 예정되면서 또 한 번 장마를 견뎌야 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꽉 막혔던 수로라도 쉽게 트이도록 잡초를 뜯어내고 있습니다.

          [신용희/제천시 봉양읍]
"풀이 있으면 산에서 내려오는 토사물 같은 게 안 내려가잖아요, 막히니까. 그거를 방지하기 위해서... 불안한 거는 항상 불안하게 살지, 지금."

수해로 날아간 집터 바로 앞에 임시거처를 놓고 지내는 80대 어르신도 불안하긴 마찬가지.

당시 수로가 넘쳐흐르면서 집을 집어삼켰지만, 물길은 높아지지도 넓어지지도 않았습니다.

하천으로 접어드는 길목인 만큼 복구를 바랐지만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남일수/제천시 봉양읍]
"뭐 땅이 있어 돈이 있어. 목숨이 참 붙어있으니까 사는 거지, 사는 게 아니야, 내가 지금."

이에 대해 제천시는 소규모 시설물 주변에는 사유지가 많아 매입하기 힘든 데다 곳곳에 분포돼있어 예산 문제로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별도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지만 새 터전을 찾기엔 턱없이 부족해, 또 다른 피해를 두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양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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