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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ㅣ⑤충북교육청 연구용역 실태: 중복 발주
MBC충북 뉴스 |
2021.08.16 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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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교육기관은 다를까 했더니, 충청북도교육청에서 발주한 연구용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웃도어스쿨이라고 하는 새로운 자연탐험형 체험학습을 해보겠다며 만든 연구보고서 2건을 들여다 봤더니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김영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웃도어스쿨 조성 기본계획 타당성 연구'보고서입니다.
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자연과학교육원이 지난해 5천4백여 만 원을 들여 외부기관에 맡겨 만들었습니다.
핵심 내용은 청주 삼일공원 일원에 생태학습 체험 시설을 만들어 아웃도어 스쿨을 운영하자는 것.
설문 조사에서 94.6%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는게 주된 근거였습니다.
설문조사 대상은 130명 뿐, 이 가운데 43.9%는 이런 체험시설을 이용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업 타당성 분석에서는 이용 대상자로 제천·단양은 물론 영동 학생까지. 충북의 모든 학생을 포함시켰습니다.
◀SYN▶
충청북도교육청 관계자
"충북 유아 중에서 상당산성 (유아숲체험원)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15.1%. 마찬가지로 저희도 충청북도 전체 학생 인구 중에서 15.1%로 한 건데요."
사흘 뒤, 도교육청도 비슷한 이름의 연구용역을 2천만 원 들여 발주했습니다.
제목은 '아웃도어 교육 기본계획, 타당성 연구'
이번엔 설문조사에다 전문가 면담 결과를 추가해 아웃도어 스쿨 프로그램을 왜 신설해야 하는지 근거로 삼았습니다.
설문조사를 보면 기존 체험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는데도 아웃도어 스쿨을 신설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비약합니다.
제목에서 제시하겠다던 아웃도어 스쿨 타당성 분석의 구체적인 내용은 본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전문가라고해서 6명을 면담했는데,3명은 도교육청 직원, 나머지 3명은 가명을 쓴 외국인 학교의 교사였습니다.
◀SYN▶
도교육청 관계자
"(전문가가) 가명 썼나요... 예.
<안 보셨어요. 가명 쓴 거>
아니요. 저는.. 대학교수도 들어가 있잖아요.
(연구용역) 책임연구원이 대학에 있는 교수잖아요."
연구 목적과 연구 방식이 겹치는 연구가 사실상 비슷한 시기에 중복 발주된 셈입니다.
◀INT▶
김헌일/청주대 교수
"제목, 연구 방법, 과업, 배경, 목적. 그다음에 연구 방식들. 이런 것들이 유사해서
다른 연구 용역이라고 보기 어렵고(요.)"
특정 기관에 연구 용역을 몰아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6년 동안 진행된 행복씨앗학교 연구용역 9건 가운데 7건을 모두 한 대학의 산학협력단에서 가져갔습니다.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의계약이었습니다.
◀INT▶
최경천/충북도의원
"(연구) 기관을 달리해야지만 공정한 평가를 하고. 그다음에 다양하게 좀 평가가 이뤄지는데,
비슷한 주제를 한 곳에 집중적으로 주면 동일한 시각으로 보지 않겠어요. 또 연구자들도 비슷해."
도교육청은 최근 6년 동안 81건의 연구용역에 24억 7천여 만원의 예산을 썼습니다.
이 가운데 70% 가까운 56건은 경쟁자 없는 수의계약 방식이었습니다.
◀INT▶
서강석/ 충북교총 회장
"편향된 교육을 할 그런 우려가 분명히 있고, 자기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기관에 발주할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연구용역을 해 놓고 어떻게 정책으로 적용하고 있는지 평가와 활용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지 않는 점도 문제입니다.
◀INT▶
박을석/충북교육정책연구소 소장
평가와 활용계획서를 별도로 받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받고 있는 걸 외부적으로 공개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고요. 검토해서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일 기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 용역 사업,
하지만 편한 입맛대로, 용역이 남발된다면 용역 결과의 완성도는 물론 신뢰도에도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김영일입니다."